늙어가는 노동자…50살 이상이 젊은층 추월
노동시장에서 50살 이상 취업자가 처음으로 20∼30대 취업자 수를 넘어섰다. 고령화 영향으로 50살 이상 인구가 늘어난 것도 원인이지만, 베이비붐 세대(1955~1963년생)가 정년 이후에도 계속 일을 하고 청년 취업난이 심각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. 노동시장이 고령화되면서 한국 노동자들의 평균 나이도 44.4살까지 높아졌다.
31일 통계청 자료를 보면, 지난해 20∼30대 취업자 수는 936만9천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36.1%를 차지했다. 50대 이상 취업자 수는 965만5천명(37.2%)으로, 20∼30대 취업자보다 28만6천명 많았다. 50대 이상 취업자 수가 20∼30대를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처음이다.
2000년만 해도 20∼30대 취업자(1063만명)는 50대 이상 취업자(486만명)보다 두배 이상 많았다. 전체 취업자의 50.2%가 20∼30대였다. 2011년까지 20∼30대 취업자가 50대 이상보다 100만명 이상 많았으나 그 격차가 계속 줄더니 지난해 역전됐다.
고령화 영향이 가장 컸다. 50살 이상 인구는 최근 15년 동안 788만2천명이나 늘어난 반면 20~30대는 되레 192만2천명이 줄었다. 고령 인구가 늘어나니, 취업자도 고령층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. 지난해 전체 취업자는 33만7천명 늘었는데, 60살 이상 취업자 증가 폭이 17만2천명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. 50대 취업자도 14만9천명 늘었다. 문제는 일자리의 질이 형편없다는 데 있다. 60살 이상 임금노동자의 경우 비정규직이 131만7천명으로 정규직(63만8천명)보다 두 배 이상 많다.
수명은 늘어나는데 사회안전망은 취약하고 노후 대비가 충분하지 않아 베이비붐 세대들이 정년퇴직을 하고도 계속 일을 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줬다. 지난해 고령자 통계를 보면, 고령층(55~79살) 중 장래에 일하기를 원하는 비율은 61%나 됐다. 57%가 ‘생활비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’라고 답했다. 비정규직에서 정규직,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동이 어려워 첫 취업부터 안정적인 일자리를 선호하는 청년층 고용은 부진한 상황이다. 지난 2월 청년 실업률은 12.5%로 역대 최고 수준을 보였다.
노동자들의 평균 연령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. 지난해 평균 연령은 44.4살로 1년 사이 0.2살 많아졌다. 1999년 처음으로 40대에 접어든 노동자 평균연령은 2004년 41.1살, 2006년 42살, 2010년 43.1살 등 계속 높아지고 있다.
http://www.hani.co.kr/arti/economy/economy_general/737764.html 김소연 기자 dandy@hani.co.kr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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